240204 윤하 20주년 기념 콘서트 <스물> 후기
콘서트 끝난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작년 같다. 그날의 추억을 다시 돌아보기 위하여 기록을 남긴다.
내가 콘서트에 간다니!
너무 설레는 날이었다. 먹구름 낀 하늘도 맑은 하늘처럼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나에게는 정말 역사적인 날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내 인생 첫 콘서트!! 그것도 윤하의 콘서트를 보러 가는 날이었다!!
설레이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지만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얼른 눈을 뜨고 일어나서는 어제 가방 속에 넣어둔 티켓은 잘 있는지, 지갑 속 교통카드, 충전기, 비상용 카드 등 잊은 것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오전에 현생을 살면서도 계속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몇 시간 후면 윤하를 볼 수 있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오전에 실수 없이 끝내야 기차를 놓치지 않을 수 있기에 달아난 집중력을 붙들고 집중했다. 오전 일정이 끝나자 마자 같이 업무를 보았던 형에게 뒷처리를 맡기고는 바로 기차역으로 향했다.
내가 서울에 간다고 하니 가는 김에 서울 구경을 한다며 부모님도 함께 따라나섰다. 그러나 콘서트를 같이 보는 것이 아니기에 상경하여 고속열차에서 내린 후에는 나 홀로 지하철을 타고 그 드넓은 서울을 활보하여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경북 밖을 거의 벗어나지 않고 1년 365일의 대부분을 경북에서만 보내는 경콕러(경북에만 콕 처박혀 있는 사람) 중의 경콕러였다. 당연하게도 내가 사는 지역에는 지하철이 없으므로 내가 지하철을 홀로 타봤을리는 만무하고, 서울에 가본지도 7년이 넘었던지라 조금 걱정이 되었다.
경북는 이날 비가 내렸다. 가랑비를 뚫고 차에서 내려 역으로 뛰어갔고,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수서행 고속열차에 탑승을 했다. 나중에 전국투어를 하게 될 대구와 대전을 지나 수서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트친 심젼님께서 명찰까지 달고 고속열차 객차 앞 까지 마중을 나와 주었고 올림픽 공원까지 지하철로 같이 가주었다. #심젼미담이라 해시태그를 걸어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한다. 지하철은 한산하고 조용했다. 최근에 뉴스와 드라마 같이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했던 공간에 내가 있다는 것이 실감이 되지 않았다.
나는 사실 서울에 오기 전에 유튜브와 구조도를 통해서 내가 이용해야 할 지하철 역 내부 구조와 동선을 공부하고 갔었다. 심지어 화장실이 몇 개가 있는지도 기억날 정도로 말이다. (물론 지금은 까먹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익숙한 공간에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었다.
오금에서 내려서 3호선에서 5호선으로 환승을 했다. 모든게 신기했지만 표지판이 생각보다 크게 잘 달려있어서 길 잃을 걱정은 없어보였다.
우당탕탕 나눔받기
드디어 올림픽 공원역에 도착했다. 엄청 많은 계단을 올라 드디어 빛을 보았다. 드디어 비타민D를 광합성으로 생성할 수 있게된 순간이었다.
KSPO돔으로 가는 길은 실로 장관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양 옆으로는 윤하의 얼굴과 콘서트 포스터가 인쇄된 현수막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도착을 하니 X에 올라온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KSPO돔 건물에 붙은 큰 현수막이 눈 앞에 있었다. 엄청나게 크고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포토존에는 줄이 끝도 없었다. 나눔 받을 것도 많은데 줄을 설 시간따윈 없었으므로 중간에 있는 탑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심젼님이 홀봉을 빌려주어서 홀봉을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GS25와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원래는 MD 현장수령과 프롬 북마크를 먼저 수령하려고 했으나 줄이 별로 없어서 트친 분 몇분만 만나서 나눔을 받고 가기로 했다. 오늘 만나기로 한 트친들은 대부분 GS25 앞에 있다고 하여 그 근처로 다가갔다. 심젼님이 마치 가이드처럼 트친 분들을 소개해주었다.
의도치 않게 얼굴을 알게된 트친 분도 있었기에 몇 분은 먼저 알아볼 수 있었지만 대부분 다른 분들이 먼저 인사를 해주었다. 몇 분과 인사를 나누고 나눔을 받고 나도 보답으로 작은 간식을 손에 쥐어주었다. 다른 분과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분이 다가와서 인사를 나누고 그래서 정신이 조금 없었다. 내가 까까를 저 사람에게 쥐어줬었는지도 햇갈릴 정도였다. (혹시나 인사하고 못 받은 분들 죄송해요ㅜㅜ)
너무 많이 인사를 해서 이대로면 진이 빠질 것 같아 잠시 프롬 부스에 책갈피를 받는다는 핑계로 피신했다. 내 주민등록증을 까고 책갈피를 받았다. 반투명이라 너무 예뻤다. 바로 옆 MD 부스에서 예약 구매한 물건을 수령했다. 책갈피와 MD 예약구매 수령 할 때 줄을 서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씨구~ 요즘~ 어? 일 잘해~!
이제 다시 남은 나눔을 받으러 갈 차례였다. 이미 인기있는 것들은 모두 마감이 된 상태였지만 내가 미리 이야기해둔 것들이 있기에 그분들 위주로 찾아다녔다.
뭔가 <월리를 찾아서>가 연상되기도 했는데 X에 올린 인상착의와 대략적 위치만을 보고 찾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몇 분은 도저히 찾지를 못해서 다른 분들께 물어서 찾아가기도 했다. 또 어떤 분은 긴가민가한데 물어볼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바로 앞에서 '어디신가요?'라며 X로 멘션을 날리기도 했었다.
나는 지나가던 한 트친이 내 MBTI가 NNNN이냐고 할 정도로 생각을 많이하는 편이다. 스물콘에서 트친들에게 어떻게 인사해야 할 지 미리 며칠 전 부터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계획하여 리허설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일단 벤치 모양부터가 달랐다!! 사람도 생각보다 너무 많았고 한 명씩 인사하려는 계획은 도착 5분도 안되어 깨어지고 말았다. 한 트친에게 '누나'라고 할지 아니면 그냥 '~님'이라고 할지 고민하다가 이불킥까지 하고 그랬는데 그런 고민할 필요 자체가 없었다. 말 더듬기는 기본에다가 나는 그냥 앵무새마냥 "안녕하세요. 여우별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 ㅇㅇ님이세요? 우와 반갑습니다." 밖에 하지 못했다. 진짜 한 마디로 '우당탕탕 여우별'이 따로 없었던 것 같다.
터질 것 같은건 심장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한창 인사하고 있는데 갑자기 떠오른 사실 하나가 있다. 내가 지하철 역에서 화장실에 들리는 것을 잊은 것이다. 3시간 넘게 고속열차를 타고 20분 넘게 지하철을 타고 1시간 넘게 인사를 하고 다녔는데 내 방광이 멀쩡한게 더 신기했다. 사실 처음 도착했을 때 부터 찾고 있었는데 입장을 해야 화장실이 있으며 들어갔다 나오면 다시는 못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꾹 참고 있었다. 사실 주변 건물 어디로 가면 된다고는 했는데 너무 멀어서 가진 못했다.
그렇게 기다리다. 기다리다. 시작 30분 전에 입장하면서 들리기로 했었다. 지금 터질 것 같은게 내 심장인지 아니면 다른건지는 알 수는 없었다.
친절한 직원 분들의 안내에 따라 조심히 입장했다. 급하게 들어가느라 슬로건도 못 받을 뻔 했었다. 들어가자마자 직원에게 화장실이 어느 방향이냐고 물어봤고 친절한 직원분이 알려준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아까 봤던 그 줄이 입장 줄이 아니었다?? 아니 이게... 화장실 줄이 길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가 있지만, 생각보다 꽤 많이 길었다. 그래도 언젠가는...Someday... 기적처럼 줄어들 줄을 난 믿고 있어요~ 언젠간 이 줄이 줄어들고~ 되돌아 갈 수도 없을 만큼 끝까지 참아보는거야~ 내 멜론 계정에서 팬 맺기를 한 3명의 가수의 응원에 힘입어서 무사히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정말 Someday라는 제목의 노래들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진짜, 나 콘서트 온거야?
직원의 안내에 따라서 공연장 내부에 입장했다. 들어가자마자 천장에 달린 수 많은 스피커들이 나를 압도했다. 공연장 내부는 마치 안개가 낀 듯 했는데, 조명 효과를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인 듯 보였다.
나는 A석 2층 31구역 13열에 앉았다. 티켓팅을 할 때 자리 욕심은 크게 없었다. 체조 경기장이 괜히 체조체조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자리를 고르든 시야는 다 괜찮을 것이고,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사운드도 균일하게 들릴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사실 뒷 자리를 고른 가장 큰 이유는 윤하의 공연에서 조명이 상당히 예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그걸 보고 싶어서였다. 시야는 소문대로 매우 좋았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서 공연이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1만명이라는 것이 숫자로는 크게 와닿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보니 진짜로 엄청난 규모였다. 무대 뒤 와이드스크린 곡면 화면에서는 눈 결정과 YOUNHA 글자가 번갈아가며 나오는 그래픽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배경음악으로는 MINDSET 앨범에 수록된 한국어 번안 버전 곡인 <동네 길>이 재생되고 있었다.
드디어 공연 예정 시간인 5시가 되었다. 1분쯤 지나 공연장 전체가 암전되었고 수 많은 홀봉만이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고 이내 고요해졌다. 고요 속에서 나오는 배경음악은 기대감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배경음악이 점점 작아지더니 곧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Are we dreaming?
인트로 영상이 시작되자 마자 마치 영화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번 공연에는 국내 대중음악 공연 최초로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었는데 혜성이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서 소리의 방향도 함께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이 가난한 어휘력으로는 이 감동을 차마 다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다.
DNA를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을 지나, 거대한 네모들이 힘을 합쳐서 YOUNHA라는 글자를 만들어 내는 장면도 있었다. 이러한 장면에 아주 입체감 있고 웅장한 사운드가 더해져서 감동이 배가 되었다. <스물> 콘서트의 인트로를 보고 누가 압도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영상의 마지막에는 나레이션이 나왔다. 처음에는 뭔 말인지 잘 들리지 않아서 여러 의견이 많았지만 윤하 님이 공식 카페에 올린 글의 마지막에 있는 20 years, it's been a long time. but I feel It's still like a daydream. Are we dreaming? 이라는 문장이 맞는 것 같다.
영상이 끝나자 새소리가 온 공연장을 감싸안았다. 이머시브 사운드의 입체감이 더해져서 마치 새가 지저귀는 숲에서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the Process, Result and the Reason Why.
첫 곡은 정규 6집 End theory의 수록곡 <P.R.R.W.>였다. 이 노래의 인트로가 나오자마자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나는 입에서 손을 땔 수가 없었다. 이 노래가 첫 곡이 될 것이라는 것은 미리 윤하의 스포를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워낙 깊은 서사가 있는 곡이다보니 눈물이 고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눈이멀게 빛나는 Black hole
첫 곡에 바로 이어진 다음 곡은 역시 6집 수록곡인 <Black hole>이었다.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영원처럼 밝게 안녕' 가사를 부를 때 한 번, 그리고 중간의 간주 부분을 지날 때 두 번. 나는 윤하라는 블랙홀에 빠져들었고 너무 좋아서 기절할 뻔 했다.
Say, bye! 고여 있던 나의 어제에게
바로 6집 수록곡인 <물의 여행>이 이어졌다. 윤하 님이 'Say, hi~!' 를 외치자 너무 좋아서 울뻔했다. 나는 윤하에게 심하게 빠진 깊감잦이 분명한 것 같다. 'Run Just run It's time For life, ah' 가사가 나올 때 일어나 춤추고 싶었지만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앉아서 가볍게 박자에 맞추어 몸을 흔들었다.
3곡이 끝나고 윤하의 오프닝 멘트가 이어졌다. 지각한 사람들이 입장하자 들어오는 김에 모든 구역에서 소리가 정말 균일하게 들리는지 테스트를 해보라고 하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영원히 함께하자고 니가있어 행복한 나
다음 곡은 <My Song And...>의 한국어 버전이었다. 이 곡은 본래 주로 콘서트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인데 앞 부분에 들으니 또 다른 감동이 밀려왔다. (그렇다. 나는 깊은 감동이 잦은 사람 중 하나가 맞았다.) 20년 간 언제나 함께해준 팬들을 위한 노래, 20년 간 언제나 인생의 BGM이 되어 준 가수 윤하를 위한 노래였다.
누가 뭐래도 멋진 나야
갑자기 동심을 자극하는 장난스러우면서도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반짝 반짝 작은 별> 동요의 멜로디였다. 처음에는 핑크퐁 버전의 무언가를 부르려고 하는건가 생각했는데 브이제잉 화면을 보니 시계가 있는것이 딱 <앨리스>였다! 아니 진짜로 예상하지 못했던 곡이었다. 내 첫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라이브로 듣게 될 날이 올 줄이야..!! 음원으로 들을 때와는 감동의 크기가 확연히 달랐다. 특히 2절의 첫 가사인 '너무 쉽게 본 세상일까 다들 내 맘 같지 않은 걸' 을 부를 때 위키에 적힌 내용으로 접했던 과거 기록들이 떠올라 괜히 뭉클해졌다. 윤하는 곡을 다 부른 후에 멘트를 통해서 이 곡을 처음 불렀을 때는 가사가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다르게 느껴진다고 했다.
다음 곡을 위해서 윤하가 일렉 기타를 맸다. 나의 이 설레는 마음을 꼭 좀 안아줄래~
윤하의 세심한 배려도 너무 좋았다. 토요일 콘서트의 후기를 읽고는 (역시 프로윤팅러!) 스탠드 같은 것이 시야를 가린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옮겨달라고 스태프에게 부탁한 것이다. 정말 관객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윤하는 김윤아 sbn처럼 멋있게 보이길 원했지만 팬들의 눈에는 그저 아기 다람쥐일 뿐이었다. (그래도 아기다람쥐 중에서는 제일 멋지잖어!)
흔들거리는 내 맘 잡아줄래
이전에 윤하가 <어린 욕심>을 일렉 기타로 연습하고 있는 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런데 정말 이 곡을 라이브로! 거기다가 직접 일렉 기타 연주를 해주다니!! 입에서 손을 뗄 틈이 없었다.
Time2Rock Ready Go!
다음에 이어진 곡은 <Audition>이라는 곡이었다. 이 곡은 윤하의 한국 데뷔 앨범의 타이틀 곡이었다. 윤하는 데뷔 시절 자신의 무대 모습을 재현하였는데 너무 재미있고 귀여웠다. 원래는 이 곡도 일렉 기타로 이어서 치려고 했으나 아직 다 익히지 못하여 피아노로 친다고 했다. 윤하는 윤하의 기타 선생님이자 이번 공연의 밴드로 참여한 원석 님께 일렉 기타로 오디션을 연주하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았는데 원석 님께서는 손가락으로 숫자 2를 보여주었다. 윤하는 '2주?'라며 되물었고 원석 님은 고개를 저었다. 윤하는 또 '2개월?'이라고 되물었고 원석 님은 역시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윤하는 '설마 2년?'이라며 되물었고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셨다. 2년 뒤에는 이 곡을 일렉으로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사실 이 곡의 가사에는 '피아노 나만의 멜로디로' 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피아노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했다.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는 이 순간
그 다음 이어진 곡은 <Break out>이었다. 이 곡 역시 일렉 기타로 연주하면서 노래했다. 노래의 간주 부분에서 밴드 인원을 한 명씩 소개하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
눈을 떠, 네 앞에 서있어
다음으로 이어진 곡은 4집 <Supersonic>이었다. 윤하의 팬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4집, 특히 Supersonic은 매우 중요한 서사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했던 기다림 더는 없을거라고 anyway 너의 곁에 있을게 네가 느낄수있게'
'눈을 떠, 네 앞에 서있어'
불안했던 그 시기를 기다려줬던 팬들에게 전하는 윤하의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번 들을 때 마다 울컥하는 부분이다. 그 시기를 함께 헤처나와 지금 여기, KSPO돔까지 오게된 그 여정들. 처음부터 함께하진 못했지만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벅차올랐다.
최신 쇼츠 486
언팩 행사에서 공개되었던 윤하 예능 자체 콘텐츠 <최신쇼츠 486>의 티저 영상들이 추가로 공개되었다. 사실 나는 이 콘텐츠에 대해서 내 가수를 너무 혹사 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고 하고 여러 가지로 염려되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번 티저 영상을 보고 조금은 덜어내게 된 것 같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윤하 님이라면.. 항상 응원하고 있으니 화이팅이라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아 그리고 사인 좀 부탁드려요~ (????)
나에게 지금이 소중한걸
최신 쇼츠 486의 티저 영상이 끝난 후 대기실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화면이 라이브로 송출되었다. 처음에는 녹화 영상인 줄 알았는데 진짜루 라이브였다!! 이어서 나온 장면이 정말 의미가 깊었는데 今が大好き(이마가다이스키, 지금이 제일 좋아)의 뮤직 비디오 장면 중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있어?'라고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나왔다. 그 후 지금의 윤하에게 그때 보냈던 메시지가 도착했고 스무살의 윤하는 '응'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후 대기실에서 무대에 올라오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었다. 중간에 송출이 끊기는 문제가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연출이라고 생각할 만큼 윤하 님이 자연스럽게 대처하셔서 그냥 넘어가게 되었던 것 같다.
곧바로 <지금이 제일 좋아>의 한국어 버전의 라이브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시작되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노래는 이 날 처음 들었다. 노래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다른 곡들에 밀려서 찾아서 듣지는 않았던 곡이었다. 윤하 님께서도 이 노래를 미리 듣고 오라고 하셨지만.. 죄송합니다.
(근데 이미 들었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음.)
이 노래를 진짜로 라이브로 듣게 되다니! 감개가 무량하였다.
내 맘을 전하게 그대에게 데려가
<이마가다이스키>에 이어 많은 이들의 노래방 애창곡으로 자리매김한 띵곡 <혜성>의 라이브가 이어졌다. 전주의 피아노 선율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실 이미 감동ProMaxStudio였긴 한데...) 피아노 치는 윤하 위로 링같은 구조물이 혜성이 날아다니듯이 돌고 있었다. 한 때 내 최애곡이었던 혜성(원래 뉴비는 곡 들을 때 마다 최애곡이 바뀜.)을 라이브로 듣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다.
너 하나만 원하는 날 알아줘
지금부터 시작되는 락스타의 삶! 이어진 곡은 <비밀번호 486>이었다. (TMI: 486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까지는 아니지만 오래 전에 삐삐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 때 사랑해를 나타내던 말이었다고 한다. 획 숫자가 486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나는 2006년에 태어났기 때문에 당연히 삐삐를 써보지 못했다.)
TECH 분야에 대해서 깊감잦이기도 한 나에게는 이번 곡 브이제잉의 그래픽 스타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작은 목소리로 우리에 축복을 빌어줘
C/2024 YH! 이 부분만은 정말 힘차게 불렀던 것 같다. 이어진 곡은 <살별>이라는 곡으로 혜성의 연장선 같은 곡이면서도 색다른 분위기를 주는 곡이다. (TMI: 살별은 혜성의 순우리말이다.) '뜨겁게 타오를 때에 네 곁에 있을게' 이 부분에서 정말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이 흘렀다.
자, 이제 락윤을 즐길 차례였다! 살별이 끝나자 윤하 님이 일어서라고 하여 1만명이 모두 일어섰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Rock Star 의 삶
의텐딩(의자 + 스탠딩) 첫번째 곡은 <rock like stars>였다. 정말 흥에 젖어서 즐겼다. 홀봉이 없는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아쉬운 대로 주먹을 공중에 마구 흔들었다. 씨구야, 담에는 물량을 조금만 더 풀어줘.
내가 검정고시 공부할 때 이거 들으면서 신나게 집에 가곤 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좋았다.
말하지 않아도 돼 넌 이미 내꺼야
다음 곡으로 <텔레파시>가 이어졌다. 이 노래를 라이브로!! 그것도 선 채로 듣는다니까 너무 신이났다!!
나의 여정을 믿어 난
다음으로 <오르트구름>이라는 곡이 이어졌다. 'Let's go!' 를 떼창으로 부를 때 온 경기장이 울리던 그 소리가 아직도 기억이 나고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진짜 그 때 울먹거리면서도 떼창 파트는 다 따라불렀다.
이제 마지막 곡을 들을 차례가 되었다.
설레임보다 커다란 믿음이 담겨서
엔딩 곡으로는 윤하를 KSPO돔에 설 수 있게 한 <사건의 지평선>이 이어졌다. 이 노래는 거리를 걸으면서도 정말 많이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체조 경기장에서 들으니 너무너무 벅차오를 수 밖에 없었다. 1만명이 한 목소리가 되어 떼창 파트를 부르자 감동의 도가니탕이 밀려왔다!! 깊감잦이 되... 그래도 오열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 불렀다.
앵콜! 앵콜!
노래가 끝나고 윤하 님이 퇴장을 하자 수 많은 사람들이 앵콜을 외치기 시작했다.
화면에서는 스무살 어느 날의 MR에 맞추어 VCR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윤하가 스무살 성년이 된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 내용이었다. 멀리 있어서 모든 메시지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너무 가슴 뭉클한 내용이었다. 모든 내용을 후기에 옮겨 적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마지막 문장만을 적도록 하겠다.
자꾸 꿈인 것만 같은데 왠지
VCR이 끝나자 윤하가 <스무살 어느 날>을 부르기 시작했다. 스무살 윤하가 부르는 스무살 어느 날이라니... 눈물이 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은가. 스크린에 가사가 한 줄 씩 띄워질 때마다 나는 애써 괜찮은 척 울음을 참았다. 그러다 윤하가 울자 나도 따라 울 수 밖에 없었다. 울면서 노래를 하는데도 음정이나 가사에 흐트러짐이 없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 이 노래 눈물없이 들을 수 없다.
모두가 희미한 추억으로 변해가겠지만
다음 곡은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이었다. 새로 편곡된 버전인 것 같았는데 이번 콘서트 버전으로 재발매를 해주었으면하는 바램이 생길 정도로 너무 좋았다. 조명과 브이제잉은 마치 어느 봄날, 벗꽃이 핀 길을 고요히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홀봉과 함께 빛나는 핸드폰 플래쉬는 가히 장관이라 할 만 했다.
아.. 이게 마지막 곡 인가??
앵콜! 앵콜!
그대 곁이면 행복한 나라서
앵콜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기다리다>였다. 데뷔 앨범 Audition의 수록곡이며 윤하의 첫 자작곡인 노래로 윤하와 홀릭스에게는 정말 의미가 깊은 노래이다. 작년 12월에 열린 20주년 언팩 행사에서 20주년 버전으로 새롭게 발매되었다. 음원으로 들을 때도 정말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이모고모 시스템으로 들으니 너무너무 감동적이었다.
콘서트가 끝나고 스크린에 QR코드가 표시되었다. 해당 QR코드를 통해 접속해서 글을 적으면 다음 콘서트에서 띄워준다고 한다. 다음 콘서트도 오라는 소리다.
일상으로
퇴근길을 보고 싶었지만 막차 시간 이슈로 인해서 보러 가지는 못했다. 다음에는 버스를... 콘서트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였고, 7시 30분 정도에 끝났다.
끝나자 마자 9호선 3번 출구로 향했다. 9호선 인천공항행 급행 열차에 낑겨서 타고 노량진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여 서울역으로 갔다. 혼자 지하철은 처음이었지만 별로 어렵지 않았다. 서울역에 도착해서는 롯데리아 한우버거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는 경주역으로 가는 고속열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사랑 넘치게 나눔 받은 것들을 정리하고 윤하와의 소중한 추억을 가슴에 새긴 채로 잠에 들었다.
후기
내 인생 첫 콘서트를 윤하와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고 1년은 지난 것 같고 그렇다. 이머시브 사운드도 너무 좋았고, 특히나 노래와 찰떡같이 잘 어울어지는 조명과 브이제잉도 너무 좋았다. 다음에도 어디가 되었든 간에 윤하와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성년이 된 걸 축하한다 윤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