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2025 윤하 앵콜 콘서트 <GROWTH THEORY : Final Edition> 후기 - 파티룸에 간 깊감잦들
와 이 사람들 진짜 깊다.
우린 지하철을 타고 파티룸으로 향했다. 트친들과 밤을 새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가 하기로 한 것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너무 기대가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콘서트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나는 지방러이기에 항상 막콘만 보았고, 공연이 끝나면 빨리 역으로 가서 막차를 타고 집으로 가곤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토콘이고 내일도 계속 서울에 있을 것이기에 한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하철역 출구로 나와서 파티룸까지 서울 거리를 걸어갔다. 왠지 서울이 아닌 바로 옆 동네 놀러온 느낌이 들었다. 윤하 보러 서울을 하도 많이 오다보니 이제 좀 대도시에 적응이 되었나보다.
루미 누나는 짐이 한가득이었다. 가방에 넣을 자리가 없는지 홀봉 두개와 나눔받은 것들을 계속 들고가길래... 안 그래도 손목 안 좋은데 힘들까봐 들어줬다. 윤하교육과정평가원의 유일한 디자인팀 스탭인데 이 정도 복지는 당연한 일이었다.
마침내 도착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횡단보도에 좀 신기한 장치가 있었다. 삼각형으로 어린이들이 잘 보이도록 해놓은 것은 많이 봤는데 거기에 모니터가 달려있는 건 처음봤다. 신호등 쪽에 달린건 많이 봤지만 이런 형태는 또 처음이었기에 불을 발견한 원시인 마냥 다들 신기한 눈으로 보고 지나갔다.
마침내 우리는 파티룸에 도달했다! 비밀번호486를 누르고 배달된 음식들을 챙겨서 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일단 짐부터 정리하고 늦은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가방을 열고 루미 누나 홀봉을 꺼냈는데... 에?? 홀봉이 박살나있었다.
?
심지어... 화이트 홀봉... 심지어... 루미 누나꺼 아님... 박가은꺼 빌린거임... 아무튼... 일단은 저녁을 먹고 뚜껑 열어서 고치기로 했다.
사실 저녁이라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긴 했다. 밥 먹는 중에 자정을 넘겼으니까. 하지만 끼니는 거르지 않았죠? 우리는 곱창, 피자, 마라엽떡을 먹으면서 콘서트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무대 위쪽에 16:9 비율의 큰 스크린 같은 것이 숨겨져 있길래 그게 VCR 재생용 전광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퀘이사호의 돛을 가리기 위한 용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콘서트에서는 관객들의 개인멘트가 이전 콘서트보다는 적었다고 느꼈는데 '입닫아락!'과 '조용히해!'가 정말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별똥별님께서 아침 일찍부터 직접 만드신 쿠키를 꺼내 놓으셨다. 왐마~ 이거 너무 맛있는데? (화블 형 말투 따라하기) 많이 달지도 않고 맛있었다.
천천히 테이블을 정리한 후 나는 노트북을 빔 프로젝터에 연결하고 'RescuE'를 틀어두었다. 요즘 <RescuE> 앨범 수록곡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 'RescuE'가 끝나갈 때 쯤 루미 누나가 'FEEL'을 신청했다. 왠지 그럴 것 같았다.
다들 소화를 시킬 겸 시공간 누나 탭으로 당일 직캠을 보고 있었다. 방금 보고 온 콘서트를 파티룸 와서 또 보고 있다니... 와... 깊다! 맞아. 복습은 정말 중요하지! 진짜 모범적인 홀릭스들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 콘서트는 진~짜 레전드였기 때문에 몇 시간 뒤면 이 레전드 공연을 또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게 다가왔다.
오타쿠 발표회
이제 본격적으로 오타쿠 발표회를 시작했다. 나는 이번 발표회를 위하여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다이소에서 프리젠터를 구입해서 가져갔고, 리허설도 한 20번 넘게 했던 것 같다.
첫번째 발표 순서는 유민이었는데 진짜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웃겼었다. 무슨 태교부터 시작을 하냐고 ㅋㅋㅋㅋ 어떻게 이렇게 웃길수가 있지? ㅋㅋㅋㅋㅋㅋ
두번째이자 마지막 순서는 나였다. 원래 다른 분들 몇 분도 이날 하기로 했었는데 각자의 사정이 있어서 우리 둘만 하게 된 것이었다. 살짝 떨리긴 했지만 준비한대로 발표를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등장한 깊감잦이라는 문구에 홀릭스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첫번째 덕질 대상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나였고, 윤하에게 오기까지 내 덕질 역사들이 슬라이드로 지나갔다. 그리고 그 뒤의 역사는 윤하에게 절대 들키면 안되는 내용인지라 굳이 적지는 않겠다(?)
아무튼 내 PPT의 마지막은 의외의 인물이 장식했는데 바로 준호님이셨다. 대구콘 때 사인을 받았었는데... 넣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타쿠 발표회는 정말 재미있었다. 서로 다른 덕질을 해왔지만 함께 윤하를 덕질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졌다. 다음에도 파티룸을 하게 된다면 꼭! 오타쿠 발표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우리는 또다시 시공간 누나가 직접 찍은 직캠으로 당일 콘서트를 복습했다. 근데 파일 형식이 MKV라서 VLC와의 호환이 잘 안되었는지 시간이 갈수록 싱크가 어긋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유튜브를 보기로 했다. 파티룸에 있는 빔프로젝터에는 안드로이드 TV가 내장되어 있었기에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우린, 7집 비하인드 영상과 <스물> 콘서트를 시작으로 PLAY BACK 영상들을 모조리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충격적이게도 화블 형은 <스물> PLAY BACK 영상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엥? 뭘 본거야 그럼)
최근 영상부터 예전 영상까지 내가 입덕한 이후에 업로드 된 영상들이 차례대로 스크린에 스쳐갔다. 마치 주마등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때는 내가 그걸 하고 있었지~'
'오... 저기에 나도 있었는데!'
'저 영상 올라왔을 때 이 부분이 너무 웃겼었지 ㅋㅋㅋ'
입덕 전의 영상과 입덕 후의 영상은... 뭔가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깊은 감동에 젖은 홀릭스들은 하나 둘 꿈나라로 향하고 있었다. 화블 형과 나는 바닥에 담요를 깔고 잘 자리를 마련하였다. 바닥에 카펫이 있었으나 냉기가 계속 올라와서 담요를 한 세겹 깔았던 것 같다. 뭔가 캠프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최후의 3인이었던 나, 시공간 누나, 화블 형은 자동재생되는 알고리즘에 따라 영상에 빠져들었다. 8기 팬키트 언박싱 영상이 플레이되고 있었을 때 어느덧 윤하시를 맞이하게 되었고 깬 자들은 함께 윤하시를 외쳤다. 원래 윤하시를 찍고 자는게 목적이었으나... 잘 사람은 이미 자고 깬 사람들은 밤을 샐 기세였다. ㅋㅋㅋㅋ
그치만 우리는 내일 오전 8시에 일어나야 했다. 체크아웃도 해야했고... 할 일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었다. 첫콘 직캠을 보는데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화블 형에게 말을 걸었는데 화블 형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자니..? 나는 5시가 넘어서 잠에 들었던 것 같다. 이젠 울지 않거든!
아침이 왔습니다
추워서 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엄청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알람이 무슨... 거의 모든 폰에서 울리고 있었다. ㅋㅋㅋㅋㅋ 처음에는 꿈인 줄 알았는데 일어나 보니 현실이었다. 이상하게 피곤하지는 않았다.
빔프로젝터에는 '영상을 계속 재생하시겠습니까?'라는 안내문이 떠있었다.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영상이 계속 재생되었고 결국 유튜브 마저 함께 잠들었던 것이었다.
오늘은 정말 많은 일이 있을 예정이다. 소양강도 가고 아케미도 가고 막콘도 봐야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프 가기 전에 항상 해야하는 일이 있다. 뭘까요~? 뭐긴 뭐야 씻어야지!
화블 형과 나는 파티룸 근처 시장 안에 있는 한 목욕탕에 갔다. 이정도면 가족 아닌가 싶고 ㅋㅋㅋㅋ 우리는 꼼꼼하게 샤워를 하고 나왔다. 냄새로 인해 관크를 일으켜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콘서트 기간에는 특히 신경을 쓰는 편이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 박가은이 생각나는 간판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 디엠을 보냈다.
여긴 어디 난 누구
화블 형과 나는 시장을 나와서 일단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여긴 어디 난 누구?
파티룸이... 어디더라? 일단은... 살짝 멘붕이긴 했고요. 이 동네 1도 모르는데 여기서 길을 잃으면 ㅋㅋㅋㅋ 큰일나기 때문이었다. 파티룸이 지하이고 간판도 없어서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윗층에 빨래방이 있다고 했던 말을 기억해 냈기 때문에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비밀번호 아는사람? 0... 뭐더라? 급하게 파티룸팟 옾챗에 SOS 요청을 했고... 겨우 파티룸에 들어갈 수 있었다.
휴... 일단 한숨을 돌리고... 홀릭스들과 함께 파티룸을 정리하고 나서 문 밖을 나섰다. 문을 잠그려는데 도어락에서 경보음이 울리는 바람에 너무 당황했다. ㅋㅋㅋㅋ 난 이렇게 생긴 도어락을 첨 써봤기 때문에... SORRY
가보자구
소양강에서 홀릭스들과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까지 정말 많은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근처 투썸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쉬기로 했다.
음료를 주문하고 창밖을 보니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곰도리 누나가 왜 여기서 나와? 이젠 미술 교육까지 하시다니 ㅋㅋㅋ
내가 주문한 음료는 샤인머스켓 에이드? 뭐 그런 것이었다. 우리는 음료를 마시며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투썸 화장실 앞 표지판을 보니 영수증에 있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되어있었다. 근데... 막상 문 앞에는 비밀번호 없이 출입 가능하다고 해서... 뭔가 열림교회 닫힘 같은 느낌이고 재미있었다. ㅋㅋㅋㅋㅋ 손 건조기에 크런키 스티커 붙어있던 것까지 정말 완벽한 화장실이었다.
이제 시간이 되었고 우리는 복치 향수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뭔가 입구부터... 심상치 않았다. 분위기가 밖이랑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었다. 타는 곳에 내려가니 화질이 좋지 않은 흑백 CCTV가 있었다. 우린 사진 찍기 딱 좋겠다고 생각하여 MZ스러운 단체사진을 찍었다. 지금보니 조금 무서운 것 같기도 함... ㅋㅋㅋ
올림픽공원 역에서 짐을 보관하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는 별똥별님의 인도에 따라서 올림픽공원 역으로 향했다. 오늘의 가이드님? Thank U!
올림픽공원 역에 도착하여 예절샷을 위한 포카와 지갑, 핸드폰을 제외한 모든 것을 케비넷에 넣었다. 그래서 정말 가볍게 출구로 향할 수 있었다.
이제 정말 기대하던 소양강으로 갈 시간이었다. 우린 여자 넷, 남자 셋으로 나누어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지상으로 나오자마자 별똥별님께서 '여자들 다 뛰어!'라고 외치시고는 길 건너편으로 뛰어가시길래 살짝 당황했다.
음... 일단 우리도 택시를 불러야겠지? 나는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불렀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택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사님 출발 언제하세요? 계속 같은 자리에 있으시길래... 취소하면 수수료가 발생하니까 취소는 못하겠고... 연락을 해봐야하나... 싶었던 찰나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택시기사입니다.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콜이 잡혔네요. 지금 가도 안 늦었습니까?"
아... 그건 인정이지. 카카오T는 수락이 아닌 강제 배차 시스템으로 알고 있어서... 이전에도 이런 일이 종종 있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조금 늦긴 했지만 이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택시기사님께 윤하 영업한 썰 푼다
몇 분을 더 기다린 후에 우리는 드디어 택시를 타게 되었다. 기사님은 왕복 6개 차선을 한번에 변경하면서 동시에 유턴을 하는 놀라운 운전스킬을 선보이셨다. 나는 너무 놀라서 화블 형을 쳐다보았고 형 역시 당황한 눈치였다.
기사님: "대학생이세요?"
나: "네~ 맞아요!"
기사님: "여기 한국체대?"
우리: "아니요"
기사님: "그러면... 여기 볼게... 뭐... 있어요?"
우리: "저희 콘서트 보러왔어요."
기사님: "아~ 누구 콘서트인데요?"
우리: "윤하요. 윤하 아세요?"
기사님: "윤하? 그게 누구지? 사진 보여줄 수 있어요? 사진 보면 알 수도 있어요."
윤하를 영업할 수 있는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나는 택시가 신호에 정차하기 전까지 아주 신중하게 윤하의 사진을 골랐다. 실수로 윤저씨 사진을 골랐다가는 작전이 나가리 될 수도 있었기에... 정말 신중하게... 고르고 또 골랐다.
택시 기사님께 윤하 영업한 썰은 3편에서 계속된다. To Be Continued...